디자이너 연봉 현실 – 신입부터 시니어까지 직접 겪은 것들

디자이너연봉, 어느정도 인가

“디자이너 연봉이 어느 정도예요?”

이 질문은 생각보다 대답하기 어렵다. 개발자처럼 스택으로 연봉이 정해지는 구조도 아니고, 직함이 같아도 회사마다 기대 역할이 다르다.

그래서 인터넷에 있는 평균 숫자들이 별로 도움이 안 된다. 평균이 3500만 원이라는 걸 알아봐야, 내가 어디에 있는지를 모르면 쓸모가 없다.

이 글은 숫자를 나열하는 게 목적이 아니다. 연봉이 어떤 요소로 결정되는지, 어떻게 올릴 수 있는지를 현직 디자이너 시점에서 정리한다.


연봉을 결정하는 요소가 뭔가

연봉은 연차로만 결정되지 않는다. 이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1. 회사 규모와 업종 대기업 계열사, 유니콘 스타트업, 중소 스타트업, 에이전시는 같은 연차라도 연봉 차이가 크다. 대기업·대형 IT는 복리후생까지 합산하면 중소 스타트업의 1.5~2배가 나오는 경우도 있다.

2. 도메인 핀테크, 헬스케어, 커머스, B2B SaaS 같은 도메인은 산업 자체의 단가가 다르다. B2B SaaS 쪽은 사용자 수가 적어도 계약 단가가 높아서, 디자이너 처우도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다.

3. 스킬셋 UI만 하는 디자이너보다 UX 리서치, 데이터 분석, 콘텐츠 전략까지 커버하는 디자이너가 협상력이 높다. 피그마 실력은 기본이고, 사용자 인터뷰 설계, A/B 테스트 해석, 개발자와의 스펙 협의 능력이 연봉에 영향을 준다.

4. 포트폴리오 퀄리티 같은 연차라도 포트폴리오 임팩트가 다르면 협상 출발점이 달라진다. “화면을 잘 만든다”보다 “이 결정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다”를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유리하다.

5. 협상을 하느냐 안 하느냐 제시된 금액을 그냥 받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연봉 협상을 안 하는 것 자체가 기회 손실이다.


연차별 현실적인 연봉 범위

숫자는 2024~2025년 기준, 서울 기준이다. 회사 규모에 따라 범위가 넓다.

신입 (0~1년차)

  • 중소 스타트업·에이전시: 2,400만~3,000만 원
  • 중견·중형 스타트업: 3,000만~3,600만 원
  • 대기업·대형 IT: 3,500만~4,500만 원

신입 연봉은 협상 여지가 상대적으로 적다. 회사 규모와 공고 조건이 거의 결정한다. 그래도 포트폴리오가 강하면 밴드 상단을 요청할 수 있다.


주니어 (2~3년차)

  • 중소 스타트업·에이전시: 3,000만~3,800만 원
  • 중견·중형 스타트업: 3,600만~4,500만 원
  • 대기업·대형 IT: 4,500만~6,000만 원

이 시점부터 이직이 연봉 점프의 가장 빠른 루트가 된다. 현 직장에서 연봉 인상을 기다리는 것보다, 이직 오퍼를 받아서 협상하는 게 현실적으로 더 빠르다.

2~3년차는 포트폴리오에 “내가 주도한 것”이 얼마나 있는지가 연봉 협상력을 결정한다. 시킨 것만 한 2년과, 기획부터 출시까지 리드한 2년은 다르게 평가된다.


미드레벨 (4~6년차)

  • 중소 스타트업·에이전시: 4,000만~5,000만 원
  • 중견·중형 스타트업: 4,500만~6,000만 원
  • 대기업·대형 IT: 6,000만~8,000만 원 이상

이 구간부터 연봉 격차가 벌어지기 시작한다. 같은 5년차라도 어떤 도메인에서 어떤 역할을 했느냐에 따라 천만 원 이상 차이가 난다.

미드레벨부터는 단순 실행보다 의사결정에 어떻게 기여했는지를 봐야 협상이 된다.


시니어 (7년차 이상)

  • 중소·중견: 5,500만~7,000만 원
  • 대형 스타트업·IT: 7,000만~1억 원 이상
  • 외국계·글로벌 테크: 1억 원 이상 가능

시니어부터는 연봉보다 스톡옵션, RSU 같은 비현금 보상이 중요해진다. 특히 스타트업에서 시니어 포지션으로 가면, 기본 연봉은 낮아도 주식 가치가 큰 경우가 있다.

시니어는 팀을 어떻게 이끌었는지, 조직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가 협상 테이블에 올라온다. 개인 작업 퀄리티만으로는 시니어 연봉을 받기 어렵다.


연봉을 높이는 현실적인 방법

1. 이직이 가장 빠르다

현실적으로 연봉을 빠르게 올리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이직이다. 내부 인상은 통상 5~10% 수준이다. 이직을 통한 연봉 점프는 20~40%도 가능하다.

이직 오퍼를 받으면 현 직장에 카운터 오퍼를 요청할 수도 있다. 이직 의사가 명확하다면 협상 도구로 쓸 수 있다. 다만 카운터 오퍼로 잡힌 뒤 계속 있으면 신뢰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어서, 상황을 잘 판단해야 한다.


2. 협상은 필수다

연봉 협상을 안 하는 이유를 들어보면 두 가지다. “민폐가 될 것 같아서”와 “어차피 안 된다고 할 것 같아서”.

둘 다 근거가 없다. 회사는 협상 여지를 항상 갖고 있다. 제시 금액이 협상 불가라고 명시된 게 아니라면 시도해야 한다.

협상할 때 쓸 수 있는 근거들.

  • 시장 평균 데이터 (잡플래닛, 크레딧잡, 링크드인 인사이트)
  • 받은 다른 오퍼 금액
  • 현재 내가 기여한 구체적인 성과

“시장 평균을 기준으로 OO 정도를 희망합니다”는 가장 무난한 협상 문구다. 감정이 아니라 데이터 기반으로 말하면 거절도 나쁘지 않게 받아들여진다.


3. 스킬을 넓혀라

UI 실행만 하는 디자이너는 대체 가능성이 높다.

반면 이런 걸 할 수 있는 디자이너는 포지션이 달라진다.

  • 사용자 인터뷰 설계와 인사이트 도출
  • 데이터 기반으로 가설 세우기
  • 개발자와 스펙을 정의하고 조율하기
  • 디자인 시스템 구축과 관리

이 중 하나라도 잘한다는 게 명확하면, 연봉 협상 테이블에서 위치가 달라진다.


4. 도메인을 전략적으로 선택해라

모든 도메인이 같은 연봉을 주지 않는다.

연봉 단가가 높은 편인 도메인은 이렇다. 핀테크, B2B SaaS, 헬스테크, 글로벌 서비스.

에이전시, 게임, 커머스는 상대적으로 낮은 경우가 많다.

지금 있는 도메인이 성장에 한계가 느껴진다면, 도메인 이동도 전략이다.


연봉 말고 봐야 할 것들

연봉 숫자만 보다가 놓치는 게 있다.

스톡옵션 스타트업에서 스톡옵션을 받는다면, 기업 가치 상승 시 수익이 연봉을 훨씬 초과할 수 있다. 반대로 회사가 망하면 휴지 조각이다. 벨류에이션, 최근 투자 라운드, 비즈니스 모델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

복리후생 식대 지원, 건강보험, 교육비 지원, 재택 가능 여부 등. 현금으로 환산하면 연 300만~600만 원 차이가 나는 경우도 있다. 연봉만 비교하면 안 되는 이유다.

성장 가능성 현재 연봉이 조금 낮더라도, 빠르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라면 2~3년 후 협상력이 달라진다. 좋은 팀에서 2년이, 높은 연봉에서 방치된 3년보다 나을 수 있다.

디자이너연봉, 어느정도 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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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연봉 협상을 앞두고 있다면

신입이거나 첫 이직이라면 협상이 낯설다. 이것만 기억해두면 된다.

희망 연봉을 먼저 말하지 마라. “연봉은 어느 정도 생각하세요?”라는 질문에 먼저 숫자를 말하면 협상의 시작점이 낮아진다. “회사 내부 밴드가 어느 정도인지 먼저 여쭤봐도 될까요?”로 상대방이 먼저 말하게 하는 게 유리하다.

범위를 말하면 낮은 쪽으로 간다. “3500만~4000만 원을 희망합니다”라고 하면 3500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가능하면 단일 숫자로 말하는 게 낫다.

오퍼를 받고 바로 수락하지 마라. “검토 후 연락드리겠습니다”는 당연한 말이다. 24~48시간 이내에 답하면 된다. 그 시간 동안 다른 오퍼와 비교하거나, 한 번 더 협상 시도를 할 수 있다.


마무리

연봉은 실력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협상을 하느냐, 어떤 회사를 타겟으로 하느냐, 어떤 도메인에 있느냐가 함께 작용한다.

숫자에 대한 감이 없으면 손해를 본다. 시장을 알고, 나의 위치를 알고, 협상을 해야 한다.

그게 디자이너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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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전공자 UI 디자이너 되는 법 – 현직자가 말하는 현실적인 루트

비전공자도 UI디자이너 될수 있다! 카드뉴스 이미지

“비전공자인데 UI 디자이너 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을 받은 게 한두 번이 아니다. 커뮤니티에도 많고, 지인한테도 종종 온다.

대답은 항상 같다. 된다. 단, 방법이 맞아야 한다.

디자인은 전공보다 포트폴리오로 평가받는 직군이다. 채용 담당자는 졸업장보다 포트폴리오를 먼저 본다. 이 말은 곧, 비전공자도 포트폴리오만 제대로 만들면 문이 열린다는 뜻이다.

다만 “어떻게 배울 것인가”에서 방향을 잘못 잡으면 시간을 많이 잃는다. 이 글은 그 방향을 잡는 데 도움이 되는 내용을 담았다.


UI 디자이너가 하는 일이 뭔가

먼저 이걸 명확히 해야 한다. 직함이 많다. UI 디자이너, UX 디자이너, 프로덕트 디자이너. 회사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르고, 하는 일의 범위도 다르다.

공통적으로 하는 것들은 이렇다.

  • 앱이나 웹의 화면을 디자인한다
  • 사용자가 어떻게 움직일지 흐름(플로우)을 설계한다
  • 개발자에게 스펙을 전달한다
  • 기획자, PM과 함께 기능과 화면을 정의한다

UI는 화면을 만드는 것이고, UX는 경험을 설계하는 것이다. 요즘 대부분의 회사는 이 두 가지를 한 사람이 함께 한다. “UI만 잘 그리면 되는 거 아닌가요?”라는 질문은, 실무에서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비전공자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시작하기 전에 이것부터 짚는다. 시간을 아끼는 가장 빠른 방법은 실수를 피하는 것이다.

실수 1 – 툴부터 배운다 피그마, 어도비XD를 먼저 배우려는 경우가 많다. 툴은 수단이다. 툴을 아무리 잘 써도 “무엇을 왜 이렇게 만들었는가”가 없으면 포트폴리오가 약하다. UX 사고 방식을 먼저 배우고, 툴은 그다음이다.

실수 2 – 예쁜 것만 따라 만든다 드리블이나 핀터레스트 보고 따라 만드는 연습만 한다. 보기엔 예쁜데 실제로 쓸 수 없는 디자인이 되기 쉽다. 실무는 예쁜 화면이 아니라 문제를 푸는 화면을 요구한다.

실수 3 – 포트폴리오를 너무 늦게 시작한다 공부를 충분히 하고 나서 포트폴리오를 만들겠다고 생각한다. 그 “충분히”는 오지 않는다. 배우면서 동시에 만드는 게 맞다.


독학 vs 부트캠프 – 뭐가 나을까

이것도 자주 받는 질문이다.

독학이 맞는 사람

  • 이미 디자인 관련 경험이 어느 정도 있는 경우
  • 자기 관리가 잘 되고, 혼자 계획 세워서 실행하는 게 자연스러운 경우
  •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하고 싶은 경우

독학 루트는 이렇게 잡을 수 있다.

  1. UX 기초 개념 공부 (유튜브, 책, 구글 UX 디자인 인증 과정)
  2. 피그마 기초 익히기
  3. 사이드 프로젝트 또는 리디자인 프로젝트로 포트폴리오 만들기
  4. 피드백 받으며 수정

시간이 더 걸리지만, 방향만 맞으면 충분히 가능하다.

부트캠프가 맞는 사람

  • 처음 시작이라 뭐부터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
  • 커리큘럼이 있어야 공부가 되는 경우
  • 네트워크(함께 공부하는 사람, 멘토)가 필요한 경우
  • 취업 연계가 중요한 경우

부트캠프의 진짜 장점은 커리큘럼보다 구조와 마감이다. 혼자 하면 흐지부지되기 쉬운 것들이, 마감이 있으면 완성이 된다.

단점은 비용이다. 300만 원에서 600만 원 이상인 경우도 있다. 부트캠프 선택할 때는 취업률, 포트폴리오 결과물, 수료생 후기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 홈페이지에 있는 수치는 그대로 믿으면 안 된다.


뭘 배워야 하는가 – 순서대로

1단계 – UX 기초 개념

툴보다 먼저다.

  • 사용자 리서치란 무엇인가
  • 정보 구조(IA)란 무엇인가
  • 사용자 플로우를 어떻게 그리는가
  • 와이어프레임이 왜 필요한가

이 개념들이 없으면 피그마를 아무리 잘 써도 “화면만 잘 그리는 사람”이 된다. 실무에서 기획자나 PM과 일할 때 이 언어를 공유하지 못하면 협업이 어렵다.

책 하나 추천한다면 《사용자를 생각하게 하지 마》(스티브 크룩)다. 얇고 읽기 쉬운데, 사용성의 핵심을 제대로 짚는다.


2단계 – 피그마 기초

툴은 피그마 하나만 제대로 익히면 된다. 어도비XD나 스케치를 먼저 배울 필요 없다. 현재 업계 표준은 피그마다.

배워야 할 순서.

  1. 기본 도형과 레이어 구조
  2. 오토레이아웃 (이게 핵심이다)
  3. 컴포넌트와 베리언트
  4. 프로토타이핑
  5. 팀 라이브러리 개념

유튜브에 무료 강의가 많다. 피그마 공식 튜토리얼도 잘 만들어져 있다. 툴을 익히는 데 2~4주면 기본은 된다.


3단계 – 포트폴리오 프로젝트

공부하면서 동시에 시작해야 한다.

프로젝트 유형은 두 가지다.

리디자인 프로젝트 기존 앱의 특정 부분을 문제 정의 → 개선안 제안하는 방식. “배달의민족 장바구니 플로우에서 이 부분이 불편하다. 왜냐하면. 이렇게 바꿨다. 근거는.” 이런 구조로 만들면 된다.

처음엔 실제 서비스를 건드리는 게 어색하다. 그래도 해야 한다. 리디자인 프로젝트는 실무 관점을 증명하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사이드 프로젝트 없는 서비스를 처음부터 기획하고 디자인하는 것. 리디자인보다 난이도가 높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결정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다.


4단계 – 피드백 받고 수정하기

혼자 만든 포트폴리오는 맹점이 있다. 내가 아는 것만 설명하고, 모르는 것은 설명하지 않는다.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채널을 찾아야 한다.

  • 디자인 커뮤니티 (UXKR, 디자이너 리그 등)
  • 부트캠프 수료생 네트워크
  • 링크드인에서 현직자에게 직접 연락

피드백 없이 제출하면 안 된다는 게 기본이다. 포트폴리오는 내가 만족하는 게 아니라, 채용 담당자가 이해하는 게 목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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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까지 현실적으로 얼마나 걸리나

개인 차가 크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 완전 처음 시작 → 취업까지 보통 6개월~1년
  • 관련 경험이 있거나 빠르게 흡수하는 경우 → 4~6개월
  • 부트캠프 수료 후 취업 연계 → 3~6개월 (연계 퀄리티에 따라 차이 큼)

빠르게 가려면 포트폴리오 완성도에 올인해야 한다. 공부를 더 하겠다고 취업을 미루는 것보다, 포트폴리오를 완성하고 지원하면서 배우는 게 낫다.

지원하고 면접에서 떨어지는 경험 자체가 배움이다. 어디서 막히는지를 알아야 뭘 보완해야 할지 보인다.


처음 지원할 때 타겟을 어디로 잡아야 하는가

대기업, 스타트업, 에이전시. 선택지가 많아 보이지만, 비전공자 첫 취업이라면 타겟을 좁혀야 한다.

스타트업이 진입 장벽이 낮고 성장 속도가 빠르다. 대기업은 경쟁률이 높고, 포트폴리오 요구 수준도 높다. 에이전시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빠르게 경험할 수 있지만, 빠른 납기 중심이라 UX 사고 훈련보다 실행 속도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첫 직장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인가를 기준으로 고르는 게 맞다. 연봉이나 브랜드보다 어떤 팀에서 배울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


마무리

비전공자 UI 디자이너 취업은 가능하다. 단, 방향을 맞게 잡고, 포트폴리오에 집중하고, 피드백을 받아야 한다.

길이 없는 게 아니라 방법을 모르는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면, 그 방향을 찾는 중이라는 뜻이다.

시작하는 것이 완벽한 준비보다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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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 이직 준비 – 포트폴리오부터 면접까지 직접 겪은 것들

프로덕트디자이너 이직 완벽 가이드 이미지

이직을 처음 생각한 건 사소한 계기였다.

일은 익숙해졌고, 배우는 게 줄었다. 새 프로젝트가 시작돼도 결과가 어느 정도 보이는 느낌. 그 익숙함이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그렇게 이직을 준비했다. 처음엔 포트폴리오 정리하면 되겠지 싶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니 생각보다 훨씬 복잡했다.

이 글은 디자이너가 이직을 준비할 때 실제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정리한 것이다. 잘됐던 것, 안됐던 것, 다시 한다면 다르게 할 것들을 포함해서.


먼저 – 지금 이직할 타이밍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이직 준비를 시작하기 전에 한 가지 먼저 따져봐야 한다. 지금 이직하는 게 맞는 타이밍인가.

이직 이유가 불명확하면 면접에서 반드시 걸린다. “연봉을 높이고 싶어서”는 솔직한 이유지만 그것만으로는 약하다. 면접관 입장에서는 “여기서도 연봉 문제가 생기면 또 나갈 사람”으로 보인다.

이직 이유는 자기 자신에게 먼저 명확해야 한다.

  • 성장 환경이 부족한가
  • 다루고 싶은 도메인이 다른가
  • 팀 문화가 안 맞는가
  • 규모가 다른 조직을 경험하고 싶은가

이 질문에 구체적으로 답할 수 있으면, 어떤 회사에 지원해야 하는지도 보인다. 이직 이유가 선명할수록 지원 방향도 선명해지고, 면접도 편해진다.


이직 전 현실 점검

이직 시장은 경기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특히 프로덕트 디자이너 포지션은 회사마다 요구하는 게 다르다.

지원하기 전에 이것들을 확인해두는 게 낫다.

경력 연차 대비 포지션이 맞는가 주니어와 미드레벨, 시니어가 기대하는 역량이 다르다. JD(Job Description)를 꼼꼼히 읽으면 그 회사가 어떤 사람을 원하는지 윤곽이 나온다.

도메인 이동이 가능한가 커머스에서 핀테크, B2B SaaS로 넘어가는 경우처럼 도메인이 크게 바뀌면 포트폴리오 어필 방식도 달라진다. “도메인은 다르지만 UX 문제 해결 방식은 같다”는 걸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현재 회사에서 떠날 수 있는 시점이 언제인가 합격하고 나서 입사 일정이 안 맞으면 기회를 놓친다. 대략적인 퇴사 가능 시점을 미리 생각해두는 게 필요하다.


포트폴리오 – 가장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

이직 준비의 80%는 포트폴리오다. 그리고 포트폴리오에서 대부분 막힌다.

케이스 스터디 구성이 핵심이다

포트폴리오는 예쁜 화면 모음이 아니다.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어떻게 풀었고, 결과가 어땠는지를 보여주는 것이다.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케이스 스터디 하나의 기본 구조는 이렇다.

  1. 배경 – 어떤 서비스, 어떤 팀에서
  2. 문제 – 무엇이 문제였나 (사용자 문제 또는 비즈니스 문제)
  3. 과정 – 어떻게 접근했나 (리서치, 탐색, 결정 이유)
  4. 결과물 – 최종 디자인
  5. 성과 – 어떤 변화가 있었나 (정성적 또는 정량적)

화면이 아무리 예뻐도 “왜 이렇게 결정했는가”가 없으면 약하다. 반대로 과정이 탄탄하면 결과물이 완벽하지 않아도 설득이 된다.


성과 수치를 어떻게 쓸 것인가

이직 포트폴리오에서 가장 많이 고민하는 게 이 부분이다.

수치가 있으면 쓰는 게 당연히 낫다. 전환율 몇 % 개선, 이탈률 몇 % 감소 같은 것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디자이너가 수치 데이터에 직접 접근하기 어렵다. 또는 디자인만의 기여를 정확하게 뽑아내기 어렵다.

이럴 때는 정성적인 성과를 구체적으로 쓰는 게 낫다.

“개발팀과의 스펙 조율 횟수가 줄었다” “사용자 인터뷰에서 특정 문제 언급이 사라졌다” “출시 후 CS 문의에서 해당 플로우 관련 내용이 감소했다”

이런 표현은 수치는 아니지만 거짓이 아니고, 설득력도 있다. 없는 수치를 만들어내는 것보다, 있는 사실을 구체적으로 쓰는 게 훨씬 낫다.


케이스 스터디 몇 개가 적당한가

많다고 좋지 않다. 3~4개가 적당하다.

하나를 깊게 파는 게 열 개를 얕게 나열하는 것보다 낫다. 면접관은 포트폴리오 전체를 꼼꼼히 보지 않는다. 두세 개를 집중해서 보고, 그게 마음에 들면 나머지를 훑는다.

첫 번째 케이스 스터디가 가장 중요하다. 가장 자신 있는 것, 가장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을 첫 번째에 놓아라.


포트폴리오 형식

PDF와 웹사이트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PDF는 이메일 제출에 편하고, 채용 담당자가 바로 열어볼 수 있다. 웹사이트는 더 인터랙티브하게 보여줄 수 있고, 링크 하나로 공유가 된다.

둘 다 준비하는 게 이상적이다. 기본은 PDF로, 여유가 있으면 노션이나 포트폴리오 플랫폼으로 웹 버전도 만든다.

노션으로 만드는 사람도 많다. 빠르게 만들 수 있고, 링크 공유가 편하다. 다만 노션 특유의 레이아웃 한계가 있어서, 디자인적으로 차별화하기는 어렵다.


이력서

이력서는 포트폴리오보다 빨리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있다.

JD에 맞게 이력서를 조정해야 한다. 모든 회사에 같은 이력서를 보내는 건 비효율적이다. 회사마다 원하는 역량이 다르기 때문에, 강조하는 포인트를 바꿔야 한다.

이력서에서 디자이너가 자주 실수하는 것들.

  • “다양한 디자인 작업을 수행했다” 같은 모호한 표현
  • 툴 나열만 있고 어떤 역할을 했는지 없는 경우
  • 프로젝트 이름만 있고 어떤 서비스인지 설명이 없는 경우

무엇을 했냐보다 어떤 영향을 만들었냐를 쓰는 게 낫다. “온보딩 플로우 리디자인 담당”보다 “온보딩 플로우 리디자인으로 신규 사용자 첫 행동 완료율 개선에 기여”가 훨씬 낫다.


지원 – 어디에, 얼마나

처음 이직을 준비하면 지원을 너무 많이 하거나, 너무 적게 하는 경향이 있다.

선택과 집중이 맞다. 많이 지원한다고 합격 확률이 올라가지 않는다. 포트폴리오를 제출하고 나서 면접이 동시에 여러 개 겹치면 준비가 흐트러진다.

한 번에 5~7개 정도가 적당하다. 그 안에서 우선순위를 정해두고, 가고 싶은 회사는 준비를 더 들인다.

공고가 없는 회사에도 지원할 수 있다. 채용 공고 없이 직접 메일로 포트폴리오를 보내는 방식이다. 회신 확률은 낮지만, 가고 싶은 회사가 명확하다면 시도해볼 만하다.


면접 – 포트폴리오 발표와 질문

디자이너 면접은 크게 두 가지다. 포트폴리오 발표와 인성/컬처핏 면접.

포트폴리오 발표

시간 제한이 있는 경우가 많다. 보통 20~30분. 준비 없이 들어가면 시간 조절을 못 한다.

적어도 3번은 소리 내어 발표 연습을 해야 한다. 혼자 해보고, 가능하면 다른 사람 앞에서도 해본다. 말하다 보면 어색한 부분, 설명이 부족한 부분이 보인다.

발표할 때 주의할 것들.

  • 결과물 자랑보다 과정의 선택과 이유에 집중한다.
  • “예쁘게 만들었습니다”보다 “이 결정을 한 이유는”이 훨씬 낫다.
  • 협업한 부분은 “저는 이 부분을 담당했고”로 명확하게 역할을 구분한다.

자주 나오는 면접 질문들

이것들은 거의 항상 나온다고 봐도 된다.

“지금까지 한 작업 중 가장 힘들었던 프로젝트는?” 실패 경험을 묻는 것이다. 잘됐다는 얘기보다 어떻게 극복했는지가 핵심이다. 잘 안된 프로젝트를 솔직하게 말하되, 거기서 뭘 배웠는지를 같이 말해야 한다.

“팀원과 의견 충돌이 있었던 경험은?” 협업 방식을 보는 질문이다. 내가 옳았다는 결론이 아니라, 어떻게 조율했는지가 중요하다.

“이 회사에 왜 지원했나?” 이 질문에 “성장하고 싶어서”만 있으면 약하다. 그 회사의 서비스를 실제로 써봤는지, 어떤 부분이 흥미로웠는지를 구체적으로 말해야 한다.

“5년 후에 어떤 디자이너가 되고 싶은가?” 커리어 방향을 보는 질문이다. 정답은 없지만, 생각해본 적 없는 것처럼 보이면 안 된다.


면접 후 – 피드백을 요청해도 된다

불합격 통보를 받으면 피드백을 요청할 수 있다. 모든 회사가 답해주진 않지만, 일부는 구체적인 피드백을 준다.

같은 실수를 다음 면접에서 반복하지 않으려면 피드백이 필요하다. 자존심 문제가 아니라 정보 수집의 문제다.


이직 준비 기간은 얼마나 걸리나

사람마다 다르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 포트폴리오 준비: 1~2개월
  • 지원 및 서류 통과: 2~4주
  • 면접 프로세스: 회사마다 2주~1개월
  • 합격 후 퇴사 준비: 1개월 (보통 인수인계 포함)

빠르게 잡아도 3~4개월, 길면 6개월 이상 걸린다. 현재 직장을 다니면서 준비한다면 체력 관리가 중요하다. 포트폴리오 작업은 퇴근 후에 하게 되는데, 이 시간이 생각보다 빨리 소진된다.

처음부터 너무 빠듯하게 잡지 말고, 여유 있게 일정을 잡는 게 낫다.

프로덕트디자이너 이직 완벽 가이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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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직 준비하면서 놓치기 쉬운 것들

LinkedIn 프로필 정리 국내 채용도 LinkedIn으로 연락 오는 경우가 늘고 있다. 포트폴리오 링크, 경력 요약, 최근 프로젝트 설명을 업데이트해두면 수동적으로도 기회가 온다.

현재 회사 프로젝트 기록 남기기 이직 준비를 결심했다면 지금 하고 있는 프로젝트를 기록해두는 게 좋다. 퇴사하고 나서 과거 자료를 꺼내오는 건 어렵다. 스크린샷, 플로우, 결정 이유 같은 것들을 지금부터 정리해두면 포트폴리오 작업이 훨씬 수월해진다.

커뮤니티와 네트워크 이직 기회의 상당수는 공고가 아니라 아는 사람을 통해 온다. 같은 직군의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 디자인 커뮤니티에 꾸준히 얼굴을 비추는 것이 장기적으로는 훨씬 강력한 채널이다.


마무리

이직은 준비가 전부다. 포트폴리오를 잘 만드는 것, 면접을 잘 보는 것도 결국 준비한 만큼 나온다.

그리고 한 가지.

이직은 현재 회사에서 못 버텨서 도망가는 게 아니라, 더 잘 맞는 환경을 찾아가는 거라는 관점이 필요하다.

그 관점이 있을 때 면접에서도 흔들리지 않는다. 면접관이 “왜 이직하려고 해요?”라고 물었을 때, 도망가는 사람과 나아가는 사람의 대답은 다르다.

준비를 잘 하면, 합격보다 더 중요한 것도 얻는다. 나 자신의 커리어를 한 번 제대로 들여다보는 시간. 그게 이직 준비의 진짜 가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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